의외로 생각해보면 파쿠리였던 것들
아베 이후의 일본의 경제 정책들
MB 시절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라면
강만수가 '원화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
'환율을 조져야 수출이 산다' 고 했던 걸
잘 기억할 거야

그렇게 환율 절하를 추진했다가
금융위기 당시 엄청난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었는데

아무튼 한국이 금융위기 기간 동안
수출이 순풍 순풍 늘어나며 빠르게 경기 회복을 한 게

당시 금융위기 기간 동안
엄청난 타격을 받았던 일본 입장에서
경기 살리는 법은
환율을 조져서 수출을 늘리면 된다고
그런식으로 정리하게 된 거 같더라

그래서 아베가 2012년에 취임하자마자
'아베노믹스' 라며 엔화 환율을 조져버렸는데
사실 당시에도 비판적이던 사람들은
'조선에서 온 정체 불명의 정책 아니냐' 그랬거든
사실 환율만 조졌으면 그러려니 하는데
아베노믹스가 추구한 게 바로 '낙수효과' 였어

사실 이명박 정부 시절
낙수 효과를 대대적으로 밀어 붙였는데
오히려 실질임금은 줄어서
지금도 낙수 효과 이야기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이 많잖아?

사실 아베가 취임한 2012년경이면
한국도 이미 환율이 정상화 되어 있었고

환율이 정상화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5000억 달러를 넘기고 순항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액 증가가
원화 가치 평가 절하만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낙수 효과가 경제 자체의 파이를 키운다면 모를까
서민들에게까지 떡고물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드러난 상황이었는데도

아베는 기어이 환율을 조지면서
'세 번째 화살' 이라고 낙수 효과를 강하게 밀어 붙였거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베는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강만수가 짠 경제 정책이라 생각하고
별다른 비판적 검증 없이 판을 대대적으로 키워서
10년 가까이 밀어붙였던 게 아닐까 싶더라고

사실 우리 입장에선 강만수가 정책 실패로 강판당했고
나중에 여러가지 잘못으로 감옥까지 갔다왔다는 점에서
일본쯤 되는 나라가 저런식으로 국가 정책을 결정했다는 게
우리 입장에선 정말로 어이 없는 일이긴 한데
원래 자기가 비실한데 남이 튼튼해 보이면
온갖 민간요법이라도 따라하기 마련이잖아

당연하지만 환율만 조진다고 일본 수출액이 늘지 않았지
사실 한국 수출액이 늘어난 게
IMF 이후부터 계속되어 온 신자유주의 개혁 덕분이었는데
그런 뼈아픈 경제체질 개선 작업을 하지 않고
단지 환율만 조진다고 수출이 늘어난다면
개혁 같은 거 하는 나라가 바보 아니겠어?

그리고 아베가 10년 동안 아베노믹스를 밀어 붙인 덕분에
일본의 실질 임금은 오히려 2000년보다 줄어든
어이 없는 상황을 겪었지
그런 의미에서 아베는 죽어서도
강만수에게 사기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리지 않았을까

그리고 문재인 정권에서 '소득주도성장' 이론을 대대적으로 걸었었는데
그 결과에 대해선 우리 모두 잘 아니까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

근데 신기한 건 한국에서도 소득 주도 성장이
온갖 비판에 시달리고 조용해지자
기시다와 이시바가
대놓고 '소득주도성장' 이라는 표현만 안 썼지
똑같은 정책을 임기 내내 밀어 붙였거든

심지어 이시바는 2020년대 내에
일본 최저임금을 1500엔으로 맞추겠다고
그렇게 대대적으로 선포했을 지경이었어

이시바가 지지율 하락으로 내려오지 않았다면
아베처럼 진짜로 목표치 1500엔까지 올렸을 걸?

그런 점에서 일본은 신기할 정도로
한국쪽 정책을 많이 파쿠리하는 거 같더라
예를 들어 쿨재팬만 하더라도
한류가 성공한 이유를 열심히 분석해서
'한류가 성공한 원인은 국가가 전폭적으로 투자했기 때문' 이라고
'나름대로' 판단한 걸
'쿠루 자팡' 같이 노빠꾸로 밀어붙이던데

문제는 일본측의 '분석' 이
객관적인 토대에서 분석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기네들이 보기에 그래보인다 하는 걸
무작정 검증 없이 결론을 내버리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더라

객관적으로 분석을 하고 검증한 다음 진행한 게 아니라
그냥 좋아 보이면 그대로 판 키워서 배끼려고 드니까
좋은 결과로 끝나지 않는 거 같더라고
9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이 일본을 롤 모델로 삼아서
사실상 한국이 일본의 아류라고 소리를 듣던 상황이었는데
요즘엔 오히려 일본 정치판에서 들고 오는 정책들이
한국에서 이미 한 번 돌았던 것들인 경우가 많다보니
참 미묘한 느낌이야